네이버의 최근 실적발표를 보면 빠지지 않고 KREAM과 관련된 내용이 언급된다.
KREAM(링크)은 개인간 거래(C2C: Consumer-to-Consumer)를 도와주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개인간 거래를 중개하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플랫폼의 기능이 중요해짐에 따라 C2B2C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KREAM은 한정판 제품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주고, 거래에 필요한 중간과정인 결제, 배송, 검수에 개입한다.

많은 브랜드들이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수량을 제한한 한정판 판매 방식을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나이키의 트래비스 스캇 조던 1 제품은 2021년 8월 13일 국내 기준 189,000원에 출시되었으나
1년이 지난 지금도 188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많이 언급된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신발류 외에도 국내 브랜드인 IAB Studio의 제품들도 KREAM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주의할 점은 반드시 모든 한정판이 발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KREAM 외에도 한정판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은 무신사의 솔드아웃(링크), StockX(링크) 등이 있다.
KREAM을 비롯한 한정판 거래 플랫폼에서의 거래는 보통 다음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1) 판매자가 판매 희망 가격을 등록한다.
(2) 구매자가 가격을 확인하고 결제한다.
- (반대로 구매자가 먼저 구매 희망가격을 입찰하는 경우도 존재)
(3) 판매자가 KREAM에 물건을 발송한다.
(4) KREAM은 배송된 물건의 상태를 확인, 검수한다.
(5) 물건에 이상이 없으면 구매자에게 물건을 발송하고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한다.
만약, 제품에 작은 이상(e.g. 기준 이하의 실밥 풀림, 이염)이 있는 경우 구매자에게 알리고 구매의사를 확인한 후 거래를 계속한다.
제품에 큰 이상(e.g. 가품)이 있는 경우 거래는 취소된다. 구매자에게는 환불이 이루어지고 판매자에게는 패널티가 주어진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구매자의 성향에 따른 불필요한 분쟁 가능성이 없고, 편리하게 구매자들을 탐색할 수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카드 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결제를 사용할 수 있고, 가품 등 제품의 이상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네이버는 현재 KREAM 거래에서 평균 약 5%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이를 점차 10%, 15%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KREAM은 한정판 새제품의 거래 플랫폼이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한정판 새 제품 시장은 지속 가능할까?
시장 확장성(scalability)이 있을까?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나는 KREAM을 통해 총 10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총 수익을 계산해보면 30만원이 조금 안 될 텐데 이 중 한 개 제품은 약 50%의 손해를 보고 판매했다.
최근에는 KREAM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당첨이 되지 않아서이다.

한정판 새 제품의 거래가 이루어지려면 우선 응모를 하고, 추첨을 통해 당첨이 되어야한다.
이 당첨된 사람들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거나, 보관하거나 바로 리셀 시장에 판매하거나 세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리셀 시장의 구매자도 마찬가지로 실사용, 보관, 리셀 시장에 재판매라는 세 가지 선택을 갖고 있다.
한정판 새 제품을 구입한 모든 구매자가 실사용이라는 선택지를 폐기하지 않는 한 거래될 수 있는 제품의 수는 늘어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특정 제품의 공급은 제조사가 재발매를 하지 않는 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드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수요의 측면은 어떠한가?
한정판 제품 중 가장 유명한 아디다스의 이지 시리즈는 현재 총 17종이 나와있으며, 나이키의 트래비스 스캇 시리즈도 총 16종이 나와있다.
매년 새로운 한정판이 나온다고 가정한다면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는 시간에 따라 감소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기에 더하여 운동화의 경우 보관 방법에 따라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변형이 일어나기도 한다.
즉, 한정판 제품을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 + 한정판을 통한 재테크(e.g. 스니커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시장 규모가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따르면 KREAM의 올 상반기 거래액은 약 7,200억원으로 알려져있다.
작년 1년 거래액이 약 8,000억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게 느껴진다.
5% 수수료율을 가정하면 KREAM의 올 상분기 매출액은 360억원으로 이는 2022년 상반기 네이버 매출액 3조 8,910억원의 9.25%에 해당한다.
거래 품목을 새 제품에서 중고 제품으로 확장하면 어떨까?

중고 제품의 개인 거래를 중개하는 경우 실사용 여부에 따라 제품의 가격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공급이 새 제품이라는 제약이 있을 때처럼 극적으로 줄어들진 않는다.
내가 한 번 신은 신발을 판매하고, 다음 구매자가 다시 몇 번 신고 판매하고, 다음 구매자가 다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포시마크(링크) 인수 결정은 어쩌면 KREAM에서 확인한 C2C 시장의 가능성을 중고 시장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시마크는 플랫폼에서 직접적인 상품의 검수를 하지 않는 대신에 스타일을 공유하는 소셜 커뮤니티 특성이 더 발달해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시장의 특성에 차이가 있지만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을 포시마크에 시너지 낼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중고 제품의 정가품 판정과 상태 평가에 따른 점수 제공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면 개인 중고 거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한 차례 그들의 기술력은 시장에 선보인 적이 있다.
https://www.bloter.net/newsView/blt202202240239
'무신사' 보란 듯 '영업기밀' 공개한 '크림'…"가품 판정, 브랜드 고유 권한 아냐"
'가품 판정 논란'으로 불거진 '무신사'와 '크림'의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리셀 플랫폼에 있어 가품 판단 기준은 '영업기밀'이지만,
www.bloter.net
포시마크만 들여다봤을 때 네이버의 인수의도와 향후 시너지 효과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3분기 실적발표와 KREAM, 그리고 KREAM의 자회사이자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 시크(CHIC)를 들여다보니
포시마크에 대한 비전이 조금 분명해진 듯하다.
다만 최근에 포시마크 인수 자금과 관련한 조금 불안한 기사가 있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6EWETDTES
[단독] 네이버 '2조 포쉬마크' PEF와 공동 인수 추진
네이버(NAVER(035420))가 북미 최대 중고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 인수를 진행하면서 사모펀드(PEF) 운영사 등에서 투자 유치를 ...
www.sedaily.com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를 통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이려면 적어도 1-2년의 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하는 것이 맞지만 자꾸 내 의도나 계획과 관계없는 타의적인(?) 장기적 투자를 하게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역시 투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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